유유연연 020 「형식미」 — Digital Edition
연연은 분명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탑의 계단을 보지 않았습니다
피가 필요해
피가 필요해
바닥을 기어가며 피곤했습니다
구름은 흘러갔습니다
들판은 넓었습니다
집에 가서 선지를... 먹어야겠어요...
* * * * *
유유
도망쳐 온 이후
불안에 멍석말이 당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고해야하나
죽이러찾아오면어떡하지조용히있어야하나조용히있다보면지나간일이되나
왜세상이조용하지
왜세상이조용하지왜세상이조용하지왜세상이조용하지왜세상이조용하지왜세상이조용하지
멀쩡히우리곁에서살아가고있는건가
멀쩡히우리곁에서아무렇지않게살아가고있는건가
언제부터?
언제부터?
언제부터?
언제부터?
언제부터언제부터언제부터언제부터언제부터
그러나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교실
점심시간 농구 ㄱ?
친구가 묻는 말에 어쩌다 보니 코트로 끌려가 있었는데
안면에 농구공을 맞기 전까지
쳐다보고 있는 거 아니지?
학교 운동장을 틈날 때마다 두리번거렸으며
소규모 3:3 농구 경기에 집중하지 않았으며
쟤 도대체 뭐함? 이라는 표정을 받아내고 있었으며
정상이 아닌 모습에 코트에서 쫓겨났으며
코트에서 벗어나
구경꾼으로 있었으며
평화로운 점심시간이었으며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이 있었으며
* * * * *
연연은 선지를 먹고 있었습니다
불 꺼진 어둠 속 선지 세 그릇
* * * * *
유유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떠올렸습니다
마스크로 가린 채 짓던 눈웃음을
열심히 학교생활 물어보던 모습을
농구하는 걸 빤히 쳐다보던 모습을
...
도대체 뭘 바란 걸까 그 사람은... 아니 그... 괴물은...
...
...역겹다